2022.08.09 ~ 10.30 미술관 속 ‘제주 대자연’…김보희 미디어아트 화제




the Days
일시 2022.08.09 - 2022.10.30
장소 제주현대미술관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의 ‘저지예술인마을’ 한가운데 있는 제주 현대미술관(관장 변종필)이 여름 휴가철 제주를 찾는 피서객들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김보희-the Days전’ 때문이다. 지난 9일 전시 개막 이후 일주일 만인 16일 누적관람객 7901명(본관 전시 5259명, 공공수장고 미디어아트 2642명)을 기록,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하루 평균 1128명의 관람객이 미술관을 찾았다는 얘기로 지방 미술관으로서는 극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배우로 활동하며 미술갤러리 ‘스튜디오 끼’ 도 운영하고 있는 이광기 대표는 “이번 전시를 통해 제주를 새롭게 발견했다. 우리가 못보고 지나쳤고, 놓치기 쉬운 제주 자연의 아름다움을 미시적이면서도 섬세하게 그리고 감동적으로 포착한 작품들이 설치돼 있다. 특히 관객과 일체가 되는 미디어아트 공간 체험은 필수”라고 전시 개막과 함께 미술관을 찾은 후 극찬했다.

‘제주를 만나다’, ‘생의 에너지를 느끼다’, ‘정원에 머물다’, ‘산책을 나서다’, ‘시간을 꿈꾸다’ 등 총 다섯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전시에서는 김 작가가 최초로 선보이는 입체작품을 포함한 60여점의 작품을 아카이브 자료와 함께 만날 수 있다.

특히 문화예술공공수장고에서는 본관 ‘김보희-the Days’전시를 모티브로 한 몰입형 실감 미디어 아트도 살펴볼 수 있다.

‘바다를 덮는 빛’, ‘고요한 그날’, ‘생동하는 초록의 밤’ 등 세 파트로 구성된 미디어아트 공간에 들어서면 태초의 모습처럼 수묵화 같은 바다가 펼쳐지고, 이어서 숲이 울창한 대자연의, 수많은 꽃들의 개화장면, 가지런히 정리된 연초록 정원 그리고 중문 바다풍경이 보여진 뒤 달빛의 장엄함으로 마무리된다.

 

대자연을 배경으로 산새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반려견이 뛰어다니는 모습에 방문객들은 촬영을 위해 스마트트폰을 꺼내고 동반한 아이들은 숲속의 반려견을 따라 뛰며 흥겨워 한다.

공간에는 오랜 시간 자연 세계를 바라본 작가의 시선을 공유하고, 제주 자연 속에 머물며 사색하고 쉼을 얻을 수 있는 색채가 넘친다. 가수 하림이 작곡 및 사운드 감독으로 참여, 몰입형 실감 미디어아트의 진수를 선사한다.

작가는 이화여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같은 대학에서 2017년까지 약 20년을 교수로 지냈다. 2000년대 중반 제주도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제주 풍경을 화폭에 담아 왔다.

제주에 정착한 후에는 생명에 대한 경외를 바탕으로 자연과 일상의 순간을 독자적인 조형언어로 펼쳐왔다.

제주에서 작가는 작은 씨앗과 꽃, 거대한 야자, 무한한 바다까지 자연과 생명 본연의 상태와 활기를 사실적인 형상과 생생한 색채로 구현, 주목을 받고 있다. 세밀한 관찰과 섬세한 붓질의 반복이 집적된 그림 속의 자연은 본연의 아름다움은 물론, 유한하기에 더욱 귀한 생명력, 자신과 다른 존재에게도 곁을 주는 포용과 조화로움을 보여준다.

화폭 위에는 제주바다와 정원, 꽃과 나무, 열매와 씨앗, 다양한 동식물, 집 주변의 산책길, 중문 거리와 같은 제주 소재들이 두드러지며 이는 일상에 대한 깊은 관심과 좋아하는 것에 눈 맞춤하고 밀착하며 오롯이 사적인 시간을 꾸려가는 작가의 생활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미술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전시 제목 ‘the Days’는 우리가 지내온 그날들, 지금 만나는 나날들로서 어떤 존재들의 특별한 시간을 뜻한다. 우리가 존재하는 한, 우리 각자에게 의미 있는 그날들을 지칭한다”고 설명했다.

변종필 관장은 “이번 전시는 50여년에 걸친 김보희의 작업 여정 중,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김보희의 대표적인 자연과 풍경 연작이 주를 이룬다. 특히 2003년, 제주 이주 후의 작품을 소주제별로 폭넓게 살필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삶의 주변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 본연의 아름다움과 일상의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풍요로운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관 전시는 오는 10월 30일까지,  문화예술공공수장고의 실감미디어아트 전시는 내년 2월 26일까지 이어진다.